지난 7월 열린 ‘제1회 배민 치믈리에(치킨감별사) 자격시험’은 우아한형제들이 어떤 회사인지를 보여주는 행사였다. 500여명이 응시한 이 시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뜨거운 화제를 불러왔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등의 광고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2년제 대학을 나온 디자이너 출신의 김봉진(41)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행복과 성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1위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키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 우아한형제들]
“나는 미래를 그릴 때 아예 먼 미래를 상상한다. 100년 뒤의 미래 같은. 그러면 불안한 마음이 덜 하고 객관적으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그 시대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활성화해서 인간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했을 거란 전망에 다들 이견이 없을 거다.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게 일할 테고, 더 본질적으로는 일의 개념이 많이 바뀌어 있지 않을까.”
“젊은이들이 그런 꿈을 꿀 수 있도록 나라를 바꿔야 한다. 모두가 근로자로 사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사회 봉사를 하고, 누군가는 시를 쓰면서도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자동화로 인한 부가 골고루 나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통해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거다.”
“개성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학벌이나 학점·토익을 전혀 보지 않는다. 대신 ‘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라’는 질문을 던진다. 개성과 에너지를 보고 싶어서다. 다음으로 중시하는 건 협동심ㆍ배려심이다. 우리 회사는 협력을 중시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려면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회사는 개인의 성과에 대해 보상하지 않고, 팀의 성과에 대해서만 보상하는 것도 그래서다.”
“문제아였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예중ㆍ예고를 갈 수 없었다. 반항심에 학교를 열심히 다니지 않았다. 42명 중 40등을 한 적도 있다. ‘남들 대학 다닐 때 취직해서 실무를 배우겠다’는 생각에 디자인 학원을 갔고, 선생님 조언으로 서울예술대학 시험을 봤다. 실기를 많이 보는 학교라 붙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비주류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좋은 대학을 나온 이들과는 차별화돼야 했고, 그래서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비슷하게 흉내내지 않았다. 독특함을 가지면서도 남과 협업할 줄 아는 인재가 아닐까”
Q. 우리 사회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본질적 질문을 다뤘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교육은 체육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는 늘 승패가 있다. 늘 이길 수 없다는 것, 이기기 위해선 친구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