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나 교수들은 지나치게 높은 권위적인 좌석에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 인성과 철학 그리고 지식을 연마하기 위해 학교에 온다. 그런 학생들이 학점 때문에 교수들 눈치를 봐야 하는 환경에서는 큰 일꾼이 나오기 어렵다.”
장영달 우석대학교 총장은 2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장과 교수진들의 탈권위를 강조했다. 실제로 장 총장은 신입생들의 등교 첫날 교문 앞에서 일일이 학생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자신의 교육철학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장 총장은 “제 월급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에서 나온다. 학생들과 수평적 소통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섬김의 경영을 약속했다. 장 총장은 “학교를 알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누구든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석대의 미래는 밝다고 자신했다.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한다. 주변의 기대가 크다.
“사실 취임의 기쁨보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그동안 쌓아온 연륜과 경험을 통해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자 한다. 동록금은 10년째 동결됐고,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민주화를 위해 독재와 맞서 싸웠던 것처럼 우직하고 정정당당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
▶‘정치인’ 장영달에서 교육자 ‘장영달’로 변신했는데.
“지난해부터 몇몇 수도권 대학을 포함해 여러 대학에서 총장 제안을 받았으나 고심 끝에 우석대를 선택했다. 설립자인 고 서정상 박사 때부터 이어져온 우석대학교의 실용주의 학풍과 운영 과정에 동의했다. 더불어 고향에 헌신하자는 생각도 우석대를 선택하는데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설립자의 교육 철학을 이어받아 미래지향적인 청사진과 함께 지역사회를 이끌 인재를 끊임없이 배출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대학들의 여건이 녹록지 않다. 우석대만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우석대는 알려진 것보다 매우 알찬 대학이다. 김근태 민주주의연구소를 설립해 꾸준하게 운영하고 있을 만큼 평화통일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 중이고,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실용학과가 적지 않다.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실증적 연구를 심화하면서 진리를 탐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추구해왔다. 또 학생 중심의 대학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대학은 학생들의 목표와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역량을 스스로 배양하는 화수분이 돼야 한다. 앞으로 우석대의 교육철학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교육프로그램을 비롯한 인프라가 얼마나 내실 있는지를 알려나가는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대학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는 학생 수 감소와 취업문제 해결은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최근 제고향인 남원의 서남대학교 폐교로 지역 주민의 큰 상실감에 빠져 있다. 전북 지역 자치단체장을 두루 만나면서 ‘대학이 발전해야 지역이 발전하는 만큼 지방 정부차원에서 전반적인 지원 체계 확립에 관심을 가져 달라’ 건의를 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석대 전주캠퍼스와 진천캠퍼스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와 소통을 이어가는 한편, 연계와 협력 체계를 더욱 굳건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의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취업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다. 우석대학교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일자리센터 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보편적 교양과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역 선도, 지역 밀착, 지역 상생을 선도하는 대학의 비전을 대학일자리센터 사업을 통해 실현해 나갈 것이다. 대학 내 흩어져 있는 진로 및 취·창업지원기능을 공간적으로 통합하거나 기능적으로 연계해, 재학생은 물론 지역 청년들에게 특화된 원스톱 고용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총장이 교문에서 신입생들을 직접 맞이하며 인사를 했는데.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총장과 직원들은 월급을 받는다. 우리의 생존을 보장하는 새내기들이 정문을 들어오면 총장이나 교수들이 나가서 당연히 환영을 해야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총장이나 교수들이 학생들이 생각했을 때 지나치게 높은 권위적인 좌석에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 인성,철학,지식을 연마하기 위해 학교에 온다. 그런 학생들이 학점 때문에 교수들 눈치나 봐야 하는 환경에서는 큰 일꾼이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평소 구성원들과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나.
“취임 다음날 총장실에서 환경미화원들과 첫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환경미화원은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숨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숨은 조력자이다. 이어 대학 노동조합을 비롯해 교수님들, 각 학과장님과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 앞으로도 대학 구성원과 격이 없는 소통을 통해 구성원의 마음을 읽어 나갈 것이며,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겠다. 구성원이 행복하게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곧 대학의 성장과 발전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