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연구진, 공원 접근성 평가…구로동·장지동 최악
생활권 공원만으로는 서울시민의 공원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전체의 약 73% 지역이 공원까지 연결되는 보행 접근성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연구진이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4월 한국지적정보학회지에 게재한 ‘보행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서울시 공원 접근성 평가’ 논문을 보면 대형 공원을 제외한 중·소형 공원만으로는 서울시민들의 공원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형 공원이 아닌 생활권 내 가까운 공원들만으로는 시민들이 공원에 편리하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서울의 지역별 인구 분포와 도시공원 현황, 보행로 자료 등을 활용해 도시공원까지의 보행 접근성 지표를 계산했다. 이 지표가 클수록 인구수 대비 공원 서비스 제공 수준이 높고, 접근성이 좋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이 서울의 도시공원 접근성을 평가한 결과 중·종로·서대문·은평구의 경우 주민들의 도시공원 보행 접근성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영등포·금천·동대문·노원·중랑구의 도시공원 보행 접근성은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공원 접근성 지표가 낮았던 곳으로 구로구 구로동과 송파구 장지동 아파트 단지를 꼽았다. 구로동은 인구밀도가 높지만 인근에 공원이 부족하고 보행자가 우회해야 하는 철도와 하천 등이 존재해 도시공원 접근성이 낮게 나타났다. 장지동은 아파트 단지의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공원서비스 수요는 높은 반면에, 단지 바깥으로 통하는 보행로가 부족해 인근 도시공원까지의 접근성이 낮게 분석됐다. 또 노원구, 송파구 등은 상계근린공원, 소리근린공원 등을 포함한 다수의 중·소형 도시공원이 존재함에도 거주인구의 공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공원 포함 시 공원 접근성 분석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중·동대문·강남구 등이 대형 공원 없이도 주민의 공원 서비스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자치구로 나타났다. 반면에 금천·도봉·강북구 등은 대형 공원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연구진이 공원을 면적에 따라 대형·중형·소형으로 나눈 뒤 대형 공원을 제외한 중·소형 도시공원의 보행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시 전체의 약 27%에서만 보행 접근성 지표가 양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4분의 1을 겨우 넘는 거주지역에서만 중·소형 도시공원을 통해 지역주민의 공원 수요가 충족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약 73%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멀리 떨어진 대형 공원까지 가지 않으면 공원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구로구 구로동처럼 도시공원 보행 접근성이 타 지역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지역에 중·소형 공원 공급이 우선적으로 요구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