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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어프로치, 여자는 퍼팅에서 ‘메달 색깔’ 갈렸다[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통계로 본 파리올림픽 골프

드라이버 정확도·그린 적중률

여자 선수들이 더 뛰어나지만

이번 대회선 남자 선수가 좋아

셰플러, 아이언샷이 일등공신

정교한 샷으로 버디 23개 잡아

리디아 고, 퍼팅 이득타수1위

보기 6·버디 20개로 금메달

 

 

 

최근 폐막한 2024 파리올림픽 골프 경기에서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각각 남자부와 여자부 금메달을 차지했다. 셰플러는 대회 마지막 날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지만, 후반 9홀에서만 6개의 버디를 몰아치는 등 보기 없이 9개의 버디로 9언더파를 기록하는 신들린 듯한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회가 열린 르 골프 나쇼날 알바트로스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굴곡이 심할 뿐 아니라 벙커와 해저드가 많아 정교한 플레이를 요구하는 난도 높고 까다로운 코스로 악명 높다. 애초 프랑스오픈 개최를 위해 건설되었기 때문인데 1991년부터 매년 프랑스오픈을 개최하고 있다. 2018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이 열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거리보다는 정확도가 요구되는 코스라 이번 대회에서 대부분의 남자 선수가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 클럽으로 티샷을 많이 했다. 금메달리스트 셰플러의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309야드로 전체 선수 중 25위였다. 지난해 326.3야드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왕을 차지했던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도 308야드(26위)에 불과했다.



셰플러는 정확도 69.64%(공동 9위)의 안정적인 드라이버샷과 그린적중률 81.94%(공동 3위)의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무려 23개나 되는 많은 버디를 잡았다. 이득타수 분석 결과 셰플러의 금메달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아이언샷이었다. 그의 아이언 어프로치샷 이득타수는 무려 2.59타로 전체 선수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셰플러가 올림픽 경기 4라운드 동안 기록한 전체 이득타수 3.65타 가운데 아이언샷 이득타수가 차지한 비중은 무려 71%였다.



대신 셰플러는 빠르고 까다로운 경사의 그린 때문에 퍼팅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의 퍼팅 이득타수는 -0.36타로 전체 출전 선수 중 38위에 그쳤다.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제이슨 데이(호주)와 무려 2.18타나 차이가 난다.



여자 골프의 리디아 고는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독일의 에스터 헨젤라이트와 중국의 린시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통계 분석 결과 셰플러와 달리 리디아 고 금메달의 가장 큰 비결은 퍼팅이었다. 리디아 고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 254야드(38위), 드라이버 정확도 64.29%(공동 22위)로 순위가 낮았지만 그린적중률에서는 73.61%(공동 4위)로 높았다.



이득타수에서 리디아 고의 퍼팅 이득타수는 2.00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는데 4라운드 동안 얻은 전체 이득타수 3.52타 중 전체의 절반이 넘는 56.8%를 퍼팅이 차지했다. 높은 그린적중률과 뛰어난 퍼팅 실력 덕분에 리디아 고는 참가 선수 중 보기는 6개로 가장 적었으나, 버디는 두 번째로 많은 20개나 작성할 수 있었다.



메달리스트의 분야별 기술 비교 결과 남자 골프에서는 아이언 어프로치샷이 메달을 결정했지만 여자 골프에서는 퍼팅이 메달 색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여자 투어가 남자 투어보다 드라이버 거리는 짧은 대신 더 높은 정확도와 그린적중률을 보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오히려 남자 골퍼들의 드라이버 정확도와 그린적중률이 더 높았다.



파리올림픽 골프 코스의 파와 전장은 각각 남자가 파71에 7174야드, 여자가 파72에 6374야드로 여자 코스가 더 짧게 설정됐다. 키와 근력 등 남녀의 타고난 신체적 차이를 감안하면 여전히 여자 골퍼에게 더 길었다. 여자 골퍼들은 대부분의 파4 홀에서 하이브리드나 롱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했다. 더 긴 클럽으로 어프로치샷을 하다 보니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 핀까지 거리도 평균 11.31m로 남자의 10.11m보다 더 길게 남아 퍼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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