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케이블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호응과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드라마 속 배경은 1990년대로 어린 시절 우리들의 기억을 어렴풋이나마 되살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생인 우리가 공감하기에는 2% 부족했다는 게 솔직한 심정. 그들보다는 살짝 늦지만 우리에게도 분명 우리끼리만 공감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DDR
7080세대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롤라장. 복고라 하니 그런가보다 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롤라장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DDR이 한창 유행했다는 거~ 지금도 오락실 한켠에 PUMP기계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가끔 볼 수있는데 이런 댄스 게임기의 원조는 DDR이었다. 스텝 꽤나 밟았던 사람들이라면 오랜만의 추억에 발바닥 불나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 아련할 듯하다. DDR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PUMP 기계 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불량식품
요즘은 보기 힘들어진 불량식품. 가끔 길가에서 한 데 모아두고 파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는데 마치 오래 만나지 못하던 친구라도 만난 마냥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빨대같이 생긴 아폴로 쪽쪽 빨아먹고 조금은 괴기스럽기 까지한 테이프 모양의 불량식품까지도 마냥 그립기만 하다.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길거리에서 '3개에 천원'이란 문구로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해주는 불량식품들이 아직은 남아 있다고 하니 건강 상의 이유는 잠시 접어두고 어릴 적 친구와 함께 다시 사먹어보는 것도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포켓몬스터빵
국진이 빵의 바통을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는 포켓몬스터 빵. 빵 종류도 다양했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스티커가 매출을 올리는데 톡톡히 한 몫 했다고. 나중에는 빵은 안먹고 스티커만 갖기 위해 빵을 사는 아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공책이나 파일 한 면 가득 다른 캐릭터 스티커로 가득 채워진 아이의 의기양양한 표정과 힘 잔뜩 들어간 어깨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버디버디
지금은 핸드폰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최신폰을 갖고 있느냐 마느냐를 따질 정도로 초등학생들도 핸드폰 하나씩은 필수라고 하는데 우리 어린시절 컬러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충격과 부러움은 분명히 기억할 수 있다. 핸드폰이 흔치 않았던 시절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SNS가 있지 않았던 시절 우리의 소통창은 바로 메신저였다. 지금은 사이트 마저 흔적없이 사라진 버디버디.
god vs 신화
'응답하라 1997'의 메인 스토리 중 하나였던 'HOT' 팬 문화 역시 우리가 100%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HOT를 방송에서 본 적은 있지만 팬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 대신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god의 육아일기'로 인기에 급물살을 탄 god와 신화창조라는 거창한 팬덤을 형성했던 '신화'와의 팽팽한 대결 구도를 기억하는 여학생들은 꽤 있지 않을까? 하늘색 풍선과 주황색 풍선의 신경전은 HOT와 젝키에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살벌했다고.
어린시절 우리의 마음을 몰라주는 어른들을 볼때면 '세대 차이 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생들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종종 아이들과 나 사이에서도 '세대차이'가 느껴져서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급격히 변하는 시대의 흐름만큼이나 세대차이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주기도 짧아진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세대차이가 꼭 나쁜 말 같지는 않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그 차이에 괜스레 언짢아 할 것이 아니라 같은 세대를 공유한 사람들과 함께 추억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