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Tip&Tech #17] '긱사남'의 기숙사 생활백서!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시대가 바뀐다고 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물론 교통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육로로 세 시간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방에서 서울로 출 퇴근을 하고 통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하라면 할 수도 있겠지만, 매일 드는 상당한 교통비와 왕복 시간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낭비일 뿐이다. 그래서 지방이나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에 올라와 자취와 하숙을 하거나 기숙사에 들어가 생활을 한다. 우리 국민대학교 같은 경우도 지방에 사는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있다. 기존에 교내 기숙사와 태릉, 노원에 기숙사가 있었는데, 최근에 길음역 쪽에 기숙사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번에 기숙사에 처음 들어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좋은 팁을 주고 싶다는  기숙사 생활 2년차의 국민*인을 소개하려한다. 이 학생은 2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칭, 타칭 기숙사 전문가가 되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자동차공학과에 재학 중인 09학번 이갑식입니다. 저는 대구가 집이에요.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 학교를 다니려면 자취나 기숙사를 선택해야했죠. 1학년 때는 친 누나와 같이 자취를 했어요.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후에 2학년 때부터 기숙사에 들어와 살았는데, 자취보다는 기숙사가 훨씬 좋더라고요. 우선 경제적인 면에서도 기숙사가 훨씬 저렴해요. 자취는 세금도 제가 부담해야 해서 여름에 에어컨을 함부로 켜지 못해요. 기숙사에서는 여름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도 돼서 좋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전기를 낭비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웃음).
2년 동안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들이 조금 있어요. 저 말고도 기숙사 생활을 오래한 ‘긱사남’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거예요. 아! 그리고 ‘긱사남’은 기숙사+남자의 합성어에요. 기숙사에 사는 남자라는 뜻이죠.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지만 참고해두시면 좋을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기숙사 생활백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두서없이 기억나는 것 바로 바로 말씀 드릴게요.

 

 

기숙사에 들어오면 키를 두 개 받을 거예요. 방 키와 개인 옷장 키에요. 처음에 한 꾸러미로 두 개를 같이 주는데, 굳이 두 개를 묶어서 같이 들고 다닐 필요는 없어요. 분리해서 방키만 따로 가지고 다니세요. 두 개를 같이 가지고 다니면 주머니도 볼록 튀어나오고 은근히 불편해요.

 

 

그리고 기숙사는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 11시 반에 점호를 해요. 점호시간에는 인원파악과 방안 청결상태를 확인하고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시간이에요. 이때 청소가 잘 되어있지 않을 경우 벌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소는 항상 깨끗이 해야 됩니다. 물걸레로 방바닥을 닦을 수도 있지만, 바닥을 닦은 후에 걸레를 다시 빨기 귀찮다면 물티슈를 활용할 수 있어요. 물티슈를 2~3장을 뽑아서 마대에 고정시킨 후에 바닥을 닦고 바로 휴지통에 버리면 걸레를 빨지 않아도 되는 간편함이 있어요. 그리고 화장실 청소 할 때를 대비해서 신문지는 항상 방안에 모아놔야 해요. 신문지는 화장실에 유리를 닦을 때는 물론이고 바닥의 물기를 제거할 때에도 아주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신문지는 어디서 구하냐고요? 신문읽기를 좋아하는 분은 개인적으로 신문을 구독하셔도 되고요. 기숙사에서 학생들에게 신문 구독을 장려하기 위해 신문 거치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 곳에서 저녁쯤에 남은 신문을 가져다가 사용해도 되요. 그리고 신문 거치대 옆에는 검은색 쓰레기 봉지도 있어요. 그 곳에서 가져다가 방안에 놔두고 쓰면 됩니다.

 

 

 

그리고 빨래에 대해서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빨래는 세탁실과 빨래방을 이용할 수 있어요. 세탁실은 개인이 스스로 빨래를 해야 하는 공간이에요. 코인 세탁기 돌리는데 1000원, 건조기 돌리는데 1000원이죠. 코인 세탁기는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넣어서 작동시키고요, 예전에는 세탁을 위해서 500원짜리를 모아두었는데, 지금은 세탁실에 동전교환기가 있어서 편리해졌어요. 세탁실의 단점이 있다면 빨래된 것을 기다렸다가 건조기에 옮겨서 또 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그리고 빨래방 같은 경우는 빨래할 옷을 맡기면 그곳 관리하시는 분이 다 해주세요. 저울에 빨래할 옷들의 무게를 달고, 무게에 맞춰서 값을 지불하면 되요. 빨래방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겠지만 세탁실보다는 편리하겠죠. 알아서 다 해주시니까요.
그리고 택배가 왔을 때 박스는 버리지 마세요. 나중에 방 이동을 해야할 때나 짐을 싸야하는 경우에 박스가 꼭 필요하거든요. 나중에 돈 주고 박스를 사느니 잘 보관해 두었다가 쓰는 것이 알뜰하게 사는 현명한 방법이에요. 박스는 침대 옆 틈에 고이 모셔두면 차지하는 공간도 없고 좋아요.

 

 

 

그리고 기숙사는 여러 명이 같이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요. 너무 늦은 시간동안 불을 켜고 있으면 자는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책상에 개인용 스탠드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에요. 늦은 시간 과제를 해야 하는 경우에 방안의 불을 켜고 하면 자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잖아요. 그럴 때는 방 불을 끄고 개인용 스탠드를 사용해서 공부하는 것이 좋죠. 그리고 컴퓨터를 할 때에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마우스도 소리 나지 않는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저랑 같이 생활하는 기숙사 선배는 제가 게임할 때 마우스를 ‘따닥따닥’ 누르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방안에는 냉장고가 없어요. 물을 마시고 싶을 때에는 복도나 식당에 가서 마셔야 되요. 하지만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방안에서 나가는 것은 귀찮은 일이죠. 개인 물병이 꼭 있어야 되요. 특히 보온병이면 더욱 좋아요. 여름에는 차가운 물을,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오랜 시간동안 유지시켜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옷장에 옷을 넣을 때 쓰는 옷걸이는 꼭 필요하고요. 옷걸이는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어요. 잠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죠. 미세한 불빛에도 잠을 깨는 사람들은 옷걸이에 긴 옷을 걸고 침대에 매달아 두면 커튼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요즘 시중에 침대용 커튼이 팔긴 하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생각나는 것을 바로 말씀드려서 정리 되지 않은 감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다 말씀드린 것 같아요. 사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위에 소개한 Tip이 아니에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죠. 사람은 절대 혼자 살 수 없잖아요. 기숙사 안에서도 마찬가지에요. 혼자만 생각하는 마음, 기숙사를 들어올 때 우선적으로 버리고 들어와야 하는 것이죠. 긱사남, 긱사녀가 된 순간부터는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단어와 어울려야 합니다. 그래야 즐겁고 추억에 남는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말씀 드린 것이 가장 중요한 TIP이 될 수 있겠네요. 국민대학교 긱사남, 긱사녀들 모두 ‘배려’ 합시다!

 

‘배려’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어려운 단어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보다 자기 자신을 더 우선시하게 생각한다.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당연함이 우리 삶의 녹아내리면 우리 인간들은 공존할 수 없다. 혼자 살 수 없는 인간, 다 같이 살려면 역시 배려가 필요하다. 나보다 너를, 너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이번 ‘긱사남’ 이갑식 학생이 전달한 기숙사의 생활백서의 하이라이트이면서 우리 삶 속에서도 자리 잡아야할 중요한 메시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