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2주 앞두고 여름 방학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싶은 국민*인들! 학기 중엔 과제에 치이고 시험에 밀려 ‘방학엔 꼭 내일로, 해외여행, 배낭여행, 캠핑 등 국내‧외 유명지들을 마음껏 돌아다녀야지!’했지만 현실은 쇼파에 누워 남들 가는 여행 프로그램만 본 건 아닌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여행 프로그램에선 감성뮤지션 유희열, 윤상, 이적이 다소 생소한 나라 ‘페루’로 여행을 떠났다. 페루는 어디에 있는 어떤 나라일까? 페루는 남미의 얼굴이라 불리는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있는 곳이다. 어영부영 여행 한번 못가 방학이 아쉬운 국민*인들을 위해 중남미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곳을 공개한다. 집에서 ‘꽃보다 청춘’만 본 진짜 청춘들을 위한 마지막 방학 여행 찬스! 중남미 문화원!
중남미는 우리가 흔히 라틴아메리카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미주 대륙에서 북미의 캐나다, 미국을 제외한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 해역 및 남미 대륙의 제국들을 말한다. 이 곳은 과거 라틴민족 국가의 지배를 받아 이를 전통으로 하는 지역이다. 라틴 아메리카에 위치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있다. 중남미 대륙은 총 면적 약 2,055만 k㎡(한반도의 93.5배)로서 전 세계 면적의 15%를 차지한다. 중남미 지역은 33개 독립국(중미 8개국, 카리브 13개국, 남미 12개국)과 남아메리카 북동부 및 카리브해의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령 식민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UN 등 국제기구에서는 공식적으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국가(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Countries)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18개국)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며, 그 밖의 나라들은 영어(카리브 12개국), 불어(아이티), 네덜란드어(수리남)를 사용한다. 중남미 문화원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종교전시관, 조각공원까지 중남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문화원에 들어서면 박물관 앞 정원에 전시된 조각들이 인상적이다. 스페인, 멕시코, 페루 등 다양한 중남미 국가의 조각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곳곳에서 중남미 지역의 민속 음악이 흘러나와 중남미 문화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중남미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음악과 춤을 즐겼다고 한다. 이들 음악은 원주민 전통 악기와 유럽 악기가 어우러지는 특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박물관에는 다양한 민족들의 예술품들이 가득하다. 박물관 중앙 홀에는 스페인 양식으로 만들어진 석조 분수대를 볼 수 있다. 중앙 홀 분수대는 스페인식 성당이나 큰 저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다. 곳곳에 놓여있는 중남미 예술작품들과 장식품들이 실제로 중남미 건물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특히 천장에 위치한 태양상 조각은 중남미인들에게 가장 주된 신봉의 대상이 태양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다양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건물의 문과 창문 등 작은 부분에서까지 중남미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각 전시실에는 토기, 석기, 목기, 가면, 생활 공예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있다
특히 가면 전시실에는 화려한 가면들이 벽면은 물론 높은 천장까지 전시되어 있다. 원색으로 칠해진 각양각색의 가면들이 익살맞은 표정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사람 모양은 물론 동물, 천사와 악마 등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멕시코의 가면 문화는 인디오들이 여러 모양의 상징적 가면들을 영혼과 직결하는 문화로 발전시킨데서 유래했다. 멕시코 또또낙(Totonac) 인디오들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로 자신을 일상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했다. 가면이 곧 새로운 자아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채로운 가면은 축제, 카니발, 의식 등에 사용되었다. 이 중 흥미로운 것은 ‘죽음의 가면’에는 입이 없다는 것인데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의미이다.
미술관에는 다양한 중남미 화가들의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열대지역의 꽃과 식물, 여인들이 강렬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 회화 작품 외에도 다채로운 색깔의 수공예 작품, 거울공예 등의 여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밖 조각공원에서는 더욱 다양한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네 개의 바람’이라는 작품명의 커다란 멕시코 조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각공원의 입구에 위치한 빨간색의 아치형 문은 문화원의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문화원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크 양식의 종교전시관 까삐야(CAPILLA)이다. 바로크 양식을 띤 외부와 화려한 장식을 입힌 내부는 ‘라틴 아메리카 바로크’양식 그 자체이다. 중남미의 성당 내부는 성화보다는 성모상과 같은 조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천장과 벽면은 프레스코 벽화 기법으로, 복도는 주로 스테인드 글라스나 십자가, 종교화 등으로 장식되어있다. 특히 문화원 종교전시관에 설치된 주제단은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바로크 종교미술가 A. PARRA (멕시코)의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들은 실제로 교황청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성스럽게 꾸며진 내부에 앉아 흐르는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절로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박물관과 미술관, 조각공원에 종교 전시관까지 돌아보고 나면 출출해지기 마련이다. 중남미 문화원에서는 관람객들을 위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중남미 전통음식들이다. 멕시코 전통 음식 따꼬(Tacos)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식이다. 옥수수 전병 또르띠야(Tortilla)에 소고기, 돼지고기를 넣고 양파, 파인애플 등과 섞어 멕시코 양념을 곁들인다. 께사디야 (Quesadilla)는 또르띠야에 치즈를 넣은 음식이다. 이밖에도 멕시코 전통 차나 스페인에서 전래된 음식인 빠에야(Paella)를 맛볼 수 있다. 야외에 마련된 장소에서 라틴음악과 함께 중남미 음식을 즐겨보자.
중남미는 아직 우리에게 낯설고 생소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꾸준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긴밀한 지역이다. 콜롬비아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멕시코 등 수개국도 의약품 등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식민지역이라는 아픈 역사속에서도 정열과 화려함을 지켜온 나라들! 개강을 앞두고 멀리 여행 다녀올 기회가 없었던 국민*인들이라면 가까운 중남미를 찾아보자. 마야, 아즈텍, 잉카 유물들은 물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예술품들과 조각, 장식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라틴음악이 흐르는 중남미 문화원을 방문해 그 화려함과 다채로움을 경험하고 나면 방학이 끝나가는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중남미 문화원>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위치. http://www.latin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