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민대학교 운동장에서는 각종 체육대회와 북악리그 경기가 끊이지 않는다. 대학 스포츠 경기는 대학생들의 멋진 열정과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건강한 장이 되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스포츠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영상으로 찍혀 나에게 선물된다면 어떨까? 최근 북악리그 선수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마이 플레이 캠(My Play Cam 이하 마플캠)의 이야기다. 그들은 북악리그 경기를 찍어 해당 팀 선수들에게 선물하고 있다고 하는데! 언론학 전공 강동규 학우(이하 강), 김호철(이하 김) 학우, 졸업생 박지훈(이하 박), 국문학과 최준호(이하 최) 4명이 모여 북악리그 경기상황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와 득점 상황, 주장 인터뷰까지 촬영 후 깔끔한 편집과정을 거쳐 선수들에게 영상을 깜짝 선물하고 있다. 어떠한 의뢰도, 보수도 없이 스스로 좋아서하는 일이라는 마플캠, 그들은 누구일까?
Q. 마이 플레이 캠(My Play Cam)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희 마이 플레이 캠은 ‘프로선수가 아닌 일반 아마추어의 스포츠 경기를 영상으로 담아 그들에게 선물하자’라는 취지로 결성된 프로젝트입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의 경기 모습을 촬영하고 실제 프로경기 영상처럼 경기영상을 편집해 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은 국민대 북악리그예요. 가장 가까운 학우들에게 자신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쁨을 드리고 싶어서 북악리그 촬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 경기 영상을 포함해 주장 인터뷰, 하이라이트 영상, 베스트 골 영상까지 촬영하고 편집해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고 있어요.
마이플레이캠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yplaycam?fref=ts
▲ 왼쪽부터 김호철(언론학전공 08), 박지훈(언론학전공 11), 최준호 (국어국문학과 10), 강동규 (언론학전공 09)
Q.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강: 개인적으로 축구를 매우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꾸준히 해왔는데 대학교에 와서 우연히 제가 뛰는 경기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제가 나오는 경기영상을 보게 된거죠. 그 때의 감동과 가슴 벅찬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마치 축구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죠. 그 때부터 학부 축구소모임 경기 촬영을 해서 사람들에게 경기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고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너무 좋더라고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실 거예요. 다들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잊지 못할 경기 장면이 있어요. 이런 장면을 더 많은 국민대 학생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줄 수 잇다는 것만으로 뿌듯하고 찌릿찌릿해요. 매번 밤을 새고 힘든데도 이렇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희열 때문인 것 같아요.
김: 저도 마찬가지예요. 고등학교 때 축구동아리를 했었는데 선배님들이 경기를 촬영해주셨어요. 제가 뛰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그 감정이 묘하더라고요. 몇 번이나 다시 봤죠.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걸 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실제로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외부에서도 찍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고 있어요.
Q. 4명이 어떻게 모이게 됐나요? 모두 원래부터 축구에 관심이 많았나요?
박: 언론학 전공 수업에서 만났어요. 정말 신기한 점은 4명 모두 언론학전공으로 입학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거예요. 2명은 기계자동차, 체대에서 전과를 하였고 한 명은 편입, 나머지 한 명은 언론학 부전공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모두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저는 지난 방학에 SGE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스페인이었어요. 외국에서 경험도 해보고 싶었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직관 할 수 있겠다.’였어요. 주저 없이 참가했죠. 마드리드, 바로셀로나에서 경기를 직접 봤어요.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강: 저는 K3 리그 축구선수로 활동했었어요. 축구선수로서 한계를 느끼고 진로를 바꾸기로 했어요. 그래서 전과를 하게 됐고 막연히 스포츠 영상을 하고 싶단 생각은 했는데 공부한 게 없어서 망설였거든요. 그치만 지금 아니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지훈이 형에게 도움을 받아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영상편집에 대해 정말 무지했는데 도서관에서 책도 찾아보고 혼자서 공부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어요.
최: 저는 수원삼성 염기훈 선수 팬클럽 회장이었어요. 옛날부터 팬이었거든요. 염기훈 선수 생일 날 구단에 선물도 돌리고, 페이지 운영도 하고 했었어요. 제주도, 광양, 울산, 포항, 창원까지 원정도 엄청 다녔죠. 그랬던 것이 수원삼성 기자단 활동으로 이어졌고, 스포츠 전문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그러던 중 수업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3명을 만나면서 프로젝트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스포츠 기자나 지금 하는 프로젝트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잖아요. 스포츠 기자로서 역량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김: 각 전공은 달랐어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뜻을 함께하게 된거죠. 저는 축구 관련 직종 경험을 많이 했어요. 대한 축구협회에서 기자활동을 했고, 축구 심판과 축구지도자 자격증도 땄어요. 경기를 보면서 카메라맨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플캠을 하면서 북악리그 촬영자가 됐잖아요. 어떻게 보면 꿈을 이룬 셈이죠.
Q.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는데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강: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체계도 안 잡히고, 사람들이 좋아할까 라는 생각 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때였어요. 이제 막 관심을 가져주시기 시작할 때였는데 졸업생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졸업생입장으로서 봤는데 너무 좋은 일을 하고 있고 이 영상이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것 같다.’라고 하시면서 격려의 말씀을 한 페이지 넘게 써주신 거예요. 그 때 다들 뭉클해서 ‘아 정말 좋아해주는 사람이 진짜 있구나!’ 느꼈던 것 같아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나 댓글로 받았던 피드백에 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받았죠. 저희가 선물해드리고 싶었던 것들이 전해지는구나 싶을 때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최: 저는 얼마 전에 문과대 체육대회에서 저희 과 팀이 부진했었는데 이번에 우승을 하게 됐어요. 그 소중한 순간을 담을 수 있어서 저도 좋았죠. 영상을 본 저희 과 친구들이 영상보고 감동받았다면서 ‘평생 남는 추억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인사 한마디씩 해주는데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제 룸메는 그 영상을 잠도 안자고 계속 보더라고요. 그런 모습 보면 정말 보람을 느끼죠.
김: 저는 재미있었던 것이 어제 프리미어리그 큰 라이벌 경기가 있었는데 그걸 안보고 저희 영상을 봤다는 거예요. 자기가 나오는 영상이 더 재밌다고. 뿌듯했어요. 또 한 번은 외부 PD님이 저희 영상을 보시고 저희를 불러서 강의를 해주시기도 했어요. 박문각에서 일하시는 PD님이었는데 실제 스튜디오 촬영법, 편집법에 대해서 2~3시간 동안 배웠어요.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Q. 앞으로의 목표는?
저희가 만든 영상이 사람들한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국민대 이외의 여러 단체나 팀에서 경기 촬영을 해달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올해는 국민대 북악리그에만 전념할 생각이에요. 저희가 만드는 영상을 통해서 국민*인들이 더 어울리고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각 단과대학이나 과를 떠나서 모두가 어울릴 수 있게요. 이후에는 마플캠을 가지고 창업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창업지원센터와 교수님들께 자문을 구하고 있어요. 교수님들께서도 많이 도와주시고 계세요. 처음 모인 취지는 취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진로까지 이어진 거죠. 그런데 저희 4명 모두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에요. 그래서 올 해 목표는 내년에도 국민대 학생들이 북악리그 영상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내년에 학교에 다니시는 분들 중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주셨으면 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소중한 사람들과 자신의 꿈을 함께 이룰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나아가 동료에게 잊지 못할 선물까지 하고 있는 마이 플레이 캠 국민*인들! 자신의 영상을 선물받은 많은 학우들도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가까이에서 같은 관심사로 하나되는 국민*인! 그들이 보여준 열정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도전할 수 없는 청춘만의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