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미술학부 졸업전시 후기] 가치있는 도발 'FOUNTAIN'

 

미술학부 졸업전시 'FOUTAIN'이 12월 9일부터 26일까지 18일간 진행되었다. 본 전시는 우리학교 예술관 2층에 위치한 국민아트갤러리와 예술관 내부 별도의 전시공간을 활용하여 이루어졌으며, 미술학부 학생 75명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 되었다. 전시장에 많은 국민인들이 다녀갔지만, 전시가 열린 사실을 몰랐던 학생들과, 바빠서 전시 관람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준비했다. 사진으로 보는 미술학부 졸업전시 'FOUNTAIN'.

 

 

작가는 눈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하는 대상의 단면을 믿는 수용자에게, 실재 대상과 그들의 머리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앞에서 언급하고 있는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 에로틱하게 묘사된 여성의 신체를 언덕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등장 시킨다. 이는 일반적인 사회화 과정과 기존의 교육을 통해 우리가 선호해 온 관습적인 표현방식이 아니라, 각개 수용자 자신의 해석 의도에 따라 작품을 받아들임으로써 수용자로 하여금 본 작품의 주제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 작가노트 인용

 

 

우리는 대상을 보지 않더라도 그 대상에 대한 외형을 충분히 인식한다.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략적인 가치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을 갖는다.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외형 중심적 사고논리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한다. 보이진 않지만 무형이 아닌 유형적 존재임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는, 물리적이건 정신적이건 그 가치가 크고 작음을 떠나 꼭 필요한 존재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 작가노트 인용

 

누구나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변화된 주변 환경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개인적 감정을 작품으로 형상화 한다.

나의 경우 대다수가 ‘다름’에서 오는 차이로 인한 소외와 고립의 문제인데, 열등감인지 또는 과대망상증인지, 그 소외와 고립에서 멀어지고자 스스로 자아를 무수히 나누어 놓고는 다시 그들을 짜 맞추어 혼성적-자아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나를 감싸고, 타자와 동일해지려고 노력도 해보고 방어를 한다 한들 나의 문제(다름)는 겉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었다. (중략) 문화적 상징까지 개념으로 담고 있는 ‘옷’이라는 사물은 나와 특정인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재해석된다. 불규칙적으로 만들어지는 옷과 반복적으로 점착되는 개체들(볼트/너트/고무)은 보이지 않는 내적자아분열과 소통의 실패에서 오는 상대적 상실감을 가시화시켜줄 것이다.

-작가노트 中

 

 

낡은사진 - 낡은 사진은 마치 밀착 포장된 진공팩처럼 시공간의 순간을 가두어 놓는다. (중략) 그리고 그 곳의 나와 당신의 흔적은 분명했던 우리의 과거를 입증해준다.

시간 - 지나간 삶의 조각들은 등질적인 시공간에 균열을 일으킨다. 분명했던 순간들이지만 흘러가버린 ‘분명함’은 현재로 수축되어지면서 그것의 지위를 위태롭게 만든다.

집적 - 과거와 현재 사이의 간극에서 출현하는 감정들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분열되며 집적되는 순간들은 밀봉된 표면에 침입하여 열린 공간으로 화한다.

- 작가노트 中

 

 

 

이번 전시는 국민아트갤러리 뿐 아니라 예술관 전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전시들보다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했다. 미술학부 75명의 작가가 일구어낸 멋진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한다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더 많은 국민인들이 전시장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앞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될 미술학부 학생들. 어렵고도 난해한 현대미술을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다채롭게 풀어낸 그들의 멋지고 당찬 도전에 감히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