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K : 국내외를 막론하고 방송 출연과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유명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김소형: 일본 NHK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한의학에 대해 소개할 기회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일본에서 한의학 관련 건강 서적도 몇 권 냈어요. 체질적으로도 일본 여성들이 한국 여성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한국의 한의학을 외국에 알리는 것도 일종의 ‘한류’라고 생각하거든요. 향후로도 우리나라의 한의학을 외국에 더 알리고 싶고, 그와 관련해서 강연이라든지 저술 활동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uniK : 어린 시절에도 꿈과 재주가 많으셨을 거라 짐작되는데요. 한의사라는 직업을 택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면 무엇일까요? 김소형: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다만 한의학 박사로 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제 가슴 속에는 자연스럽게 한의사의 꿈이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쌉싸름한 한약재의 냄새에 익숙했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진료 모습을 보아온 터라 침이나 부항 등의 기구도 낯설지 않았죠. 침을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기도 했구요.(웃음)
uniK : 그런데 한의대 재학 시절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미스 서울' 출신이시라면서요? 김소형: 우연히 신문에 난 공고를 봤어요. 그간 공부만 했으니까, 대회 기간 동안 스스로에 대해 좀 돌아볼 수도 있고 하다못해 예쁘게 메이크업 하는 법이라든지 바르게 걷는 법이라도 배워볼 수도 있으니 참 좋은 기회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 참에 촌티를 한번 벗어 보자…(웃음) 그런 엉뚱하고 단순한 생각에서 나가게 됐는데 한의대생이 미스코리아에 출전한 전례가 없었으니까, ‘너 한의사 안 하고 연예인 하려고 나왔니?’ 하고 심사하시던 앙드레 김 선생님도 물어보시더라고요. 대회 끝나고서는 부모님과의 약속대로 학교로 돌아가 학업에 열중해 장학금도 받았어요. 저한테는 참 좋은 추억 거리인데 강산이 2번 바뀐 지금까지도 ‘미스코리아 출신 한의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줄 알았으면, 제고해봤을 것도 같아요.(웃음)
uniK : 90년대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2년 넘게 출연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꽤 오랜 외도(?)였던 셈인데요. 아예 본격적으로 방송인으로 활동하라는 주위의 권유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한 갈등은 없으셨나요? 김소형: 제가 방송이나 매체에 소개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방송 출연 요청이 들어와 얼떨결에 하게 되었죠. 한번 시작한 일은 빈틈없이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첫 방송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는지 몰라요. 대본을 보고 또 보고… 물론 너무 떨려서 만족스럽게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좋게 봐주셨죠. 그때만해도 방송에 나오는 한의사가 거의 없어서 더 큰 이슈가 되었던 것 같아요.
uniK : 미스코리아 출신 및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다이어트 제품을 개발하셔서 화제를 모으는 등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시는 데 있어 가장 큰 보람이라면 무엇인지요? 김소형: 방송이나 강연, 책 집필 등 다양한 외부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제가 가장 중요시 여기고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거예요. 한의사가 본업이기에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하는 일이 가장 마음 편하고 행복해요. 다만 틈틈이 외부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어렵고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지는 한의학을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예요. 또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내게 못 오는 환자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죠.
uniK : 식이요법을 통한 다이어트 제품을 개발하셨는데, 개발을 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김소형: 건강이요! 건강이 밑바탕에 깔린 제품이 아니면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과 같죠. 사실 저한테 직접 오고 싶지만 시간상, 거리상, 경제적인 문제상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못 오시는 분들이 구입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의료인이기 때문에 건전한 제품으로 보다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통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게 하고자 노력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신뢰해주시는 것 같고요.
uniK : 일종의 사업적인 구상이었을 텐데요. 어떤 계기에서였나요? 김소형: 진료를 계속하면서 다이어트를 원하시는 환자들에게 식단을 짜드려도 워낙 바쁘고 직장인들은 회식도 많잖아요? 나만의 식단을 짜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고 그대로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방앗간에 가서 직접 만들어서 드리기도 했어요. 비율도 중요하고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야 하니까. 환자들이 잘 따라 오고, 식단만 드리는 분들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어요. 그래서 이걸 제품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 보니까 벌써 10년이 됐네요.(웃음)
uniK : 최근 <꿀피부 시크릿>이라는 관련 책도 쓰셨지만 ‘피부’라는 테마가 또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어요. 한방으로 피부를 좋게 한다는 건 어떤 개념이라고 볼 수 있나요? 김소형: ‘이너 뷰티’의 개념으로 볼 수가 있죠. 피부는 오장육부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등’, ‘문자 메시지’ 같은 역할을 해요. 특히 여성들은 자궁이 안 좋을 때에 피부 트러블이 나타나곤 하죠. 얼마 전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전현무 아나운서가 자기는 ‘스팸 문자 너무 많이 왔다’고 하던데?(웃음) 이제는 피부 질환을 ‘속 치료’의 개념으로서 접근하려는 분들이 많고 그런 의미에서 한의학적인 접근으로 많이들 옮겨가고 있는 추세죠.
uniK :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관심도가 높은 만큼, 원장님께서도 건강한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에 열정적으로 임해오셨을 것 같은데요. 한의사로서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요? 김소형: 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기 본연의 자세, 자기 자리에서 충실한 사람이 제일 좋아 보여요.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매 순간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았고, 그건 제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해요. 제가 워낙 방송에도 나오고 책도 쓰고 강연도 다니니까, 제가 직접 진료를 안 할 거 같다고 많이들 생각하세요. 사실 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제가 직접 진료를 보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제 환자를 보는 건 사실 지극히 당연한 거죠. 그걸 열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게 제 직업인 한의사 본연의 자세라 생각해요.
uniK :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트위터를 통해 보내온 질문입니다. 하나씩 뽑아서 답해주시죠. 김소형: (웃음)이런 것도 있네? 어머, 젊은 사람들이라 틀리다! 뭘 할까? ‘찬 음식을 좋아하는데 이게 살 빼는 데 도움이 될까요?’ 사람의 여러 체질적인 소양과 환경 조건들을 고려해야겠죠. 이 분은 냉면, 팥빙수 좋아하신대요! 냉면의 칼로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높은 거 모르시죠? ‘밥 먹으면 왠지 살 찔 거 같아서 간단히 냉면 좀 먹었는데 살 안 빠집니다’ 그래요. 그런데 냉면이 밥보다 칼로리가 높거든요? 팥빙수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칼로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정말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 냉면, 팥빙수는 별로 권하지 않고 있어요.
uniK : ‘여름을 맞이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데 부위별로 효과적으로 뺄 수 있는 방법은요?’ 라는 질문도 있습니다. 김소형: 클리닉에 오셔서 부위별로 관리를 받으시면 돼요.(웃음) 지방 분해 침을 맞으시면 되는데, 집에서는 식사 조절과 운동 병행해주셔야 하고요. 요즘은 특히 여대생들도 그렇고 근력이 모자란 경우가 많거든요. 근육이 없고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게 되면 지방 대사가 잘 안돼요. 우리가 살 빼려고 하는 건 불필요한 지방을 태우려는 거잖아요? 그게 안 되기 때문에 근육량을 적절히 늘려주면서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요.
uniK : 다이어트도 유행을 타는데요. 한의학 박사로서 반짝 인기 있는 다이어트 비법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김소형: 다이어트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건 바로 체질 개선을 병행하는 방법이란 걸 진심으로 얘기해주고 싶어요. 가만히 누워서 침만 맞으면 빠진다더라, 알약 하나만 먹으면 살이 빠진다더라… 그런 건 없거든요. 저도 다이어트 클리닉을 하고 있고 제 이름으로 브랜드화돼 나온 제품을 드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다이어트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대한,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요. 학생 때 저 자신도 안 좋은 방법, 극단적인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많이 해서 거의 모든 다이어트 부작용을 제가 다 겪어 봤거든요!
uniK : 미스코리아 출신의 한의학 박사이시고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내건 다이어트 제품으로도 유명하셔서 ‘예쁘고 날씬한 한의사’란 세간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시네요?(웃음) 김소형: 제가 한때 수술 빼고 할 수 있는 모든 다이어트를 섭렵해 본 사람이에요. 대학 시절 몸무게에 굉장히 집착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내가 같은 환자를 봐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와 줄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더 많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전 키가 커서, 제 키에 58kg정도면 괜찮아요. 그런데 그땐 제가 50kg이 되고 싶었어요. 변진섭의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웃음) 청바지 입었을 때 왜 헐렁헐렁 거리는 거! 그 느낌을 나는 갖고 싶었어요~ 나 삼청동에 있는 단식원 출신이에요.(웃음) 그러다가 요요 겪고 부작용 때문에 원형 탈모도 왔고, 몸은 붓고 생리 불순에다가… 몸에 안 좋은 것들은 다 겪었거든요. 나중에 아버지한테 들켜서 굉장히 혼났죠. 그 이후로 체질 개선을 하고 나서 정신적으로도 안정감을 되찾았어요. 그랬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부터 졸업하면 여성 클리닉, 피부, 다이어트 쪽으로 진로를 잡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죠.
uniK :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는 다이어트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한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요. 김소형: 정서적인 우울함과 자신감 결여가 대부분이죠. 사실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비만이 여성성 상실이나 불임, 원만하지 못한 대인 관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되찾는 환자들을 볼 때 전 너무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껴요.
uniK :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김소형: 20대 때 건강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앞으로의 인생을 달라지게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20대 때는 건강의 중요성을 잘 모르죠. ‘머리카락 빠져도 되니까 일단은 살 빼게 해주세요’ 하는 환자분도 많아요.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게 급한 거지, 내 건강은 아직은 남의 일 같은 거죠. 아름다움의 기본 바탕은 ‘건강함’이에요. 얼굴이 까무잡잡해도 피부가 윤기가 있고, 눈이 작아도 초롱초롱하다면 저는 그 사람 예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름다움이라는 걸 굳이 정의를 내린다고 한다면 건강과 아름다움의 균형이라고 봐요. 그게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uniK : 원장님께서도 대학 시절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하셨는데요. 젊은 세대들이 20대에 꼭 해보면 좋을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소형: 나이가 들어서 정해진 길이 아닌 약간 샛길로 빠진다든지 해서 자칫 잘못하면, 돌아오는 건 비난과 질타에요.(웃음) 20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뭘 해도 그 사람을 비난하거나 질타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20대 때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세요. 지금은 할 수 있거든요? 20대 때 하는 도전은 그것이 설령 무모한 것이라 할지라도 분명히 그걸 통해 자기가 얻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그러니까 20대 때 누릴 수 있는 모든 걸 누려보고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세요, 용기를 가지세요.
[한의학박사 김소형]
아미케어 김소형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 SBS 의무실 한방주치의
메리어트호텔 B&I클리닉 한방주치의
G&M 비만클리닉 원장
자생한방병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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