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직업의 세계] K리그 FC 제주 유나이티드 스카우터 박동우(체육교육.89)


 여기 평생을 '축구'라는 스포츠와 함께 해온 한 남자가 있다. 어린 시절, 우연히 시작하게 된 이 스포츠는 그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이다. 그의 모든 것이다. 축구 선수로 시작하여 지도자, 그리고 아직은 낯선 '스카우터'라는 직업을 시작하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이 멋진 남자의 축구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Q. 먼저 학교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골에서 올라와서 서울에 있는 캠퍼스를 처음 봤을 때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그는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아무래도 축구 선수였기 때문에 운동을 했던 기억이 가장 큽니다. 동기, 선후배들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땀 흘렸었는데 그게 벌써 20년 전 이야기라니 믿기 힘드네요. 축구부가 해체되었는데 가능하다면 재창단되어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네요.

Q. 학창시절 경험하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컵대회로 기억하는데, 실업팀을 포함해 약 60여 팀이 참가했던 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학팀에서는 유일하게 우리가 4강에 진출했었는데 전 대회에서는 꼴찌에 가까운 부진을 했던 팀이라 다들 신기하게 여겼어요.

Q. 선배님의 축구 인생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선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처음 프로 생활을 했던 팀이 성남인데 그 팀에는 K리그의 전설적인 골키퍼인 샤리체프가 있었어요. 그래서 출장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요. 그 후로 부천 SK, 전남 드래곤즈를 거쳐 선수생활을 마무리 했습니다.

Q.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물론 데뷔전이지요. 그 경기에서 알을 깠습니다(공이 다리 사이로 들어가 실점을 허용한 행위). 아시안 클럽컵 경기에서 인도네시아팀을 상대로 강릉에서 경기를 했었어요. 날씨가 정말 추운 날이었고, 저는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갔어요. 우리팀 수비수가 저에게 한 백패스를 놓친 것이 알을 까고 바로 실점으로 이어졌어요. 당시 일요일 저녁에 하는 진기명기 프로그램에 제 실수 장면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어요.

Q. U-20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로 2007년 세계 청소년 대회에 참가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대회였습니다. 전력도 괜찮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운도 따르지 않았고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지난 대회에서 우리 청소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정말 기뻤습니다.


Q. 스카우터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스카우터는 기본적으로 팀의 선수구성을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물론 저 혼자 결정하는 사항은 아닙니다. 구단과 코칭 스태프 모두의 의견에 따라 팀에 필요한 선수를 찾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직업이지요. 그래서 주로 하는 일이 다른 팀의 선수들을 예의주시하는 일입니다. 프로팀 선수들 뿐 아니라 대학교 소속 선수들도 많이 보러 다니지요. 

Q. 스카우터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은퇴 후 협회에서 골키퍼 코치로 있었는데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스카우터직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사실 지금 활동하는 스카우터들은 필드 플레이어들이 대부분이에요. 골키퍼 출신 스카우터는 거의 없죠. 그 이유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시작해서 골키퍼 출신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안정적인 협회 소속의 일보다 스카우터라는 직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스카우터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소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안목을 믿고 때로는 고집을 부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Q. 어떻게 하면 스카우터가 될 수 있을까요? 스카우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해 주세요.
먼저 축구에 대한 경험, 해박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대표 경기는 물론이고 K리그, 유럽리그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죠. 자신만의 노하우도 필요합니다. 물론 비선수 출신 스카우터들이 아직은 많지 않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요. 목표를 가지고 잘 준비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개인적으로 K리그 최고의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팀의 구자철 선수입니다. 물론 구자철 선수보다 잘하는 선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어린 선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몇 달 전, 팀에서 한 달 정도 휴가를 주었는데 다른 선수들은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났는데 구자철 선수는 일본에 가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받고 싶다며 상의를 해 오더군요. 21살의 어린 이 선수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보면 대성할 거라고 자신합니다.

Q.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첫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죠. 그리스전을 승리하면 8강까지도 진출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우리 대표팀은 결코 약한 팀이 아니에요. 선수 면면만 보면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합니다.

 Q.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지금 이 일을 얼마나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스카우터로 일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제가 영입한 선수들이 잘 해주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의 어두운 면도 보게 되었지요. 가능하다면 축구 행정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축구인인 만큼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Q. 마지막으로 국민대학교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모든 후배님들이 요즘 많은 고민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신의 소신을 갖길 바랍니다. 본인이 한 길을 정했으면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세요. 주변 사람들의 말보다는 자신의 의지에 집중하면 반드시 길은 나올 것입니다!

 

 이번 시즌 팀 리빌딩에 성공한 FC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 및 컵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변이라면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 돌풍의 중심에는 바로 그가 있다. 그는 이미 소신과 신념,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스카우터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축구 행정가라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이유는 그에게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앞에 펼쳐질 인생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