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에 100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유시민 작가가 “그들이 미쳤든지, 내가 미쳤든지 둘 중 하나다. 내가 미친 것 같진 않으니 그들이 미친 것”이라고 말한 것이 화제다. 친명 의원들이 유 작가에게 “선 넘지 마라”고 경고했다는데, 지금 민주당 의원들의 충성 경쟁이 얼마나 심각하면 자신들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이 대통령은 줄곧 자신이 정치검찰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용, 송영길 등 민주당 관련 피고인들도 모두 죄가 없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1심 판결을 앞두고 1심 판결이 피고에게 유리하면 검찰은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사실상 3심제를 무너뜨렸다. 이에 따라 대장동 1심 판결에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고, 송영길 전 대표 사건도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무죄가 확정됐다.
어디 그뿐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김용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5년에 추징금 7억을 선고받았고 현재 보석 상태임에도 ‘대통령의 쓸모’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전국을 돌며 출판기념회를 벌이고 있다. 그 목적이 이번 선거 출마를 전제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거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권 실세들이 참석해 죄가 없는 김용이 정치검찰의 핍박을 받은 희생자이고, 조희대 사법부가 잘못된 판결을 했으니 사법개혁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쳤다.
민주당 관련자들의 재판에는 항소 포기가 이어지는데, 국민의힘 관련자나 일반 국민에 대한 항소 포기가 있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항소 포기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위한 강요된 선택이라는 말이다.
이젠 자신에 불리하면 사법부의 판결조차 부정하는 민주당의 사법개혁은 표현은 ‘개혁’인데, 개악이란 말도 모자랄 정도다. 이미 검찰은 해체했고 사법부 장악도 멀지 않았다. 재판소원을 도입해 현 3심제를 4심제로 바꾸어 헌법상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 위에 헌법재판소를 두겠다는 것이나, 형법상 법왜곡죄를 신설해 판·검사가 수사·기소·판결에 법리 왜곡이나 사실관계 조작으로 국민의 권리나 공정한 절차를 침해하겠다는 발상은 문자 그대로 사법부를 권력의 발 아래 두겠다는 것이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인에서 26인으로 늘리겠다는 대법관 증원법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이 12명의 대법관을 임명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겠다는 사법부 장악 의도를 명백히 한 악법 중의 악법이다. 게다가 법원행정처를 대신해 사법행정위원회를 구성해 13명의 위원 중 비법관 외부인 9명을 포함시켜 사실상 법원 인사와 행정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악’ 소리가 절로 난다.
사법개혁의 목적에 국민 권리의 보호를 얹어 놓긴 했는데, 그것이 어떻게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지 아무 설명이 없다. 오히려 법을 왜곡했다는 판단의 기준도 모호하고, 법원행정처를 폐지해 법원의 인사행정권을 정치권이 장악하는 것 등은 모두 정치권의 사법 장악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국민이 더 보호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 그게 아니다. 헌재는 정치적 판단의 성격을 갖는 기구여서 일반 국민에겐 희망 고문을 주고, 정치권은 악용할 소지가 크다.
민주당이 이런 반민주적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도는 물론, 정당 지지율도 두 배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미 이번 지방선거도 해보나 마나일 정도로 압승이 예상되는데, 굳이 백년, 천년을 갈 민주당 독재체제의 수립을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상식이 무너지고 공정을 잃은 정치에 언제까지 이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아비규환의 지옥처럼 변하고 있는 국제정치경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에 의해 이 나라가 몰락의 길을 가는 것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젠 국민의 선택도 믿을 수 없다. 개인보다 공동체의 앞날을 위하는 올바른 정치 인재의 양성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