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
MT나 OT(오리엔테이션)에 가면, 방안 가득히 차오르는 저 구호소리, 아마 못 들어본 국민*인은 없을 것이다. 표면적으론 술을 못 마시면 마시지 말라 하지만, 사실 신입생이라면 그 분위기, 저 구호소리 안에서 술을 빼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OT는 새내기 배움터로써 신입생에게 꼭 필요한 대학 생활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선배들로부터 이야기 듣고, 선․후배 및 교수님들과의 친목도모와 화합을 위한 자리다. 하지만 술로 이루어진 친목도모와 화합이 진정한 것일까 하는데 의문을 품고, 술 없는 진정한 친목도모와 화합을 위해 결의한 OT가 있다하여 기자가 직접 동행 취재해 보았다.
나노전자물리학과 OT는 장지훈 주임교수의 환영사 및 교수 소개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어서 심인보 교수의 예절교육, 정해준(나노전자물리 07) 선배의 수강신청 노하우 전수, 김철성 교수의 "최고의 물리학도가 되는 길"의 강연을 통해, 물리학도가 될 신입생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시간이지만 유쾌한 입담과 재치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나노전자물리학과 30대 김현규(07학번) 학생회장의 “NO! 알코올 교외 OT” 실시에 대한 취지 및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서로간의 어색함을 달래기 위한 다양한 아이스 브레이킹 및 게임으로 신입생, 재학생 및 교수님과의 하나 됨을 시도했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서로를 안아주며 북돋아 주고 나니 뭔가 이 안의 구성원이 된 소속감과,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어 든든해지고 책임감이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게임에는 전공도서, 전자계산기, USB 등을 경품으로 지급하여 특히 신입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다.
아이스브레이킹과 게임을 통해 어색함을 풀고 하나가 된 후, 오나래(09학번) 부학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졸업생의 신입생 입학 축하 동영상 상영 및 “자녀에게 바라는 대학생활”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신입생 학부모님 축하 영상을 통하여 서로의 눈시울을 적시는 따뜻한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나노전자물리학 지현주(12학번) 신입생 부모님은 영상 편지에서 “그동안 건강하고 활발하게 성장해주어서 고맙고, 대학입시 준비에 부모로서 많이 도와주지 못해 정말로 미안하다. 국민대학교 나노전자물리학과의 일원이 되었으니 앞으로 좋은 선배님들과 교수님들 속에서 현주가 원하는 밝은 미래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말로 모든 신입생의 눈가를 촉촉이 적셨으며, 다시금 부모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이어서, 재학생 선배들이 전해주는 대학생 생활의 팁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OT에 가지 못해 아쉬울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의 조언들을 정리해 보았다.
강혜림(11학번) - "일학년 신입생이 되면 무조건 놀고 보자고 했던 지난 기억이 참으로 후회스럽지만, 놀 땐 정말 열심히 놀고 학점 관리 역시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정해준(07학번) - "다양한 교내 활동과 더불어 자신의 경험을 예로 학교 밖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교외 활동을 해봤으면 좋겠다"
김민선(08학번) - "일찍 자신을 찾지 못한 것이 대학생활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 이였다, 가능한 한 저 학년에서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자리 매김을 해라"
선배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충고를 들으니, 마음에 확 와 닿았다. 내게 지금 주어진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나도 언젠가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 후배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과의 시간이 끝나고, 이제 교수님과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새벽 1시라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은 자리를 뜨지 않으시고, 신입생들을 위해 새벽 3시까지 특정 주제(나노전자물리학과 졸업 후 진로 및 진출 방향, 올바른 학과생활, 물리학 공부 방법, 영어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선후배 사이의 인간관계 형성 방법)를 선정하여 진솔한 대화시간을 가졌다. 특히 교수님 한 분 한 분 직접 학생들이 있는 방에서 말씀해 주셔서 좀 더 가깝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열정적인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고 잘 따라간다면, 정말 무엇이든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생들 역시 이 시간을 통해 교수님들에게 확고한 믿음과 존경이 생겨난 모습이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동안 가질 수 있었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과연 신입생이 느낀 것은 무엇일까. 재학생들, 교수님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 학과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 교수님과 선배들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던 확신과 애정이 없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나노전자물리학과의 신입생들은 성공의 발판을 이미 마련한 것 같아 부러웠다. OT나 MT에선 술이 없으면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나노전자물리학과만의 소통프로그램과, 그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하나 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모든 학과들이, 더 나아가 우리나라 모든 대학들이 먹고 마시는 게 전부처럼 돼버린 대학 OT 문화 속에서 진정한 화합의 장이 무엇인지 술을 통해 표면적인 친목을 다지는 것을 지양하고, 그 시간에 진정한 소통의 계기를 마련해 보기를 바래본다.